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 네이버 블로그에서 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막 완독했습니다.

잠시 근래의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영문판과 국문판을 번갈아가며 읽어보는 것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 때는 문법 책이던, 구어체 어문 집이건, Casual converstion 모임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던, 열정적으로 외국어공부를 했지만, 자영업을 하고 있는 요즘엔 효율성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부라기 보다는 취미의 영역으로 외국어를 옮겨 길이가 짧거나 관심있는 책의 영문판을 같이 보곤합니다.

각설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 책은 누가 추천해서 샀다기보다는, 신문 기사에 짧게나마 무라카미하루키의 데일리루틴을 다루었고 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달리기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접근법은 보통 사람의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목표지향적이며, 단순히 취미로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표현 방식으로써 접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취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되었습니다.

취미란 내가 좋아서 계속 반복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저마다의 취미가 있을 테고, 저 역시 반복적으로 하는 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됨은 곧 지루함으로 연결되기 십상입니다.

헬스장을 간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하는 것들은 길지 않은 시간동안 꾸준히 이어갈 수 있지만,

그 뒤로 반 년, 일 년, 오 년 등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케이스라 생각합니다.

취미를 갖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대개는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해서, 혹은 재미를 느끼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느낀 달리기와 저자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면

즐거움과 이로움은 부수적인 것인것 같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단 '그냥' 달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냥'이라는 동기는 다름아닌 자연스러운 것을 따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달리는 것이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인 셈이며, 그 자체가 살아가는 것이기에

힘듦을 논할 필요도 없고,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는, 마치 들숨과 날숨 같은 것.

그것이 저자에게 있어서 달리기란 무엇인가 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이런 생각을 갖고 제 생활을 돌아봅니다.

나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죠.

그런데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의 운동도, 근래 배우는 악기도, 독서도, 즐거운 골프도

자연스럽다기보다는, 트렌드를 좇거나 나에게 도움이되리라는 기대 하에

자제력을 발휘하여 반복적으로 하는 일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혼연일체의 취미가 없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조급하거나 부끄럽진 않았습니다.

살며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레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늦고 빠름의 차이일 뿐, 그러한 것들을 가질 수 있는 기쁨이 저에게 오기를 희망합니다.

 

 

1AN

Minimalian

    이미지 맵

    Books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