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친구에게 추천받은 시집인 ‘예언자’ (칼릴 지브란 저/ 민음사)는 여러 화두를 던져주었다.

오늘은 개중 일에 대해 묵상하고자 한다.

 

당신이 일하는 것은 대지, 그리고 대지의 영혼과 나란히 걸어가기 위함입니다.

게으름을 피운다는 건 계절을 모른체 하는 것이며,

당당하고도 자랑스러운 복종심으로 무한을 향해 행진하는 삶의 행렬에서 이탈하는 것이기에.

 

당신이 일할 때 당신은 하나의 피리, 

그 마음을 흘러가는 시간의 속삭임은 음악이 되어 울려 퍼집니다.

다들 한 목소리로 노래부를 때, 당신들 중 그 누가 벙어리로 침묵하는 갈대가 되려 하겠습니까?

 

(...)

일할 때 당신은 대지가 꾸어온 가장 깊은 꿈의 일부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건 그 꿈이 탄생한 순간부터 당신 몫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

노동하고 있을 때, 당신은 실은 삶을 사랑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노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의 가장 내밀한 비밀에 다가서는 일이기도 하죠.

 

노동과 일을 사회참여라 표현하고 싶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렇기에, 사회참여는 생존에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일이라는 형태로 타인과 혹은 세상과 연결되지 못한다면

나의 존재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던 몇 년 전의 기억을 돌이켜보았다.

나라는 존재가 쓰임을 받을 수 있을지,

사회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잡아 구성원으로 활동할 지 등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인으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을 때의 두려움을 말이다. 

 

삶은 진정 어둠인데, 열망이 없을 때만 그러하다고.

그리고 모든 열망은 앎이 없다면 눈 먼 것이라고.

모든 앎은 일 없이는 헛된 것이며,

또한 모든 일은 사랑없이는 공허할 뿐이라고.

그러니 사랑으로 일할 때야말로 당신은 자신과 하나 되며, 

또한 타인과, 종국에는 ‘신’과 하나 되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일한다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은 당신의 마음에서 자아낸 실로 옷을 짜는 일입니다.

마치 당신의 연인이 그걸 입기라도 할 것 처럼.

그것은 애정으로 집을 짓는 일입니다.

마치 당신의 연인이 거기 살기라도 할 것 처럼.

(...)

 

일이란 눈에 보이는 사랑이에요.

 

일전에 논어를 읽으며 발췌했던 포스팅이 떠오른다.

https://1ans.tistory.com/68

 

논어 140

번지가 인(仁)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앎(知)에 대해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생각] 02/09/2019 묘하게 귓가에 남는 어구이다. 인(仁..

1ans.tistory.com

이 때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이 시에서 말하는 사랑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연인과의 사랑도, 인류애 또한 일로서 표출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은 일 자체를 사랑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종종 나는 삶을 따라 춤추는 것은 위대한 흐름의 일부가 되는 것이며, 경이로운 순간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 춤사위의 많은 부분을 일이 차지함은 자명하다.

 

내 일을 사랑하자.

내 춤사위 하나하나를 생동감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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