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과의 대화 중
삶에 대한 무력감을 느꼈다.
사람으로써 인생과 삶 전체를 통틀어 관조하려 하는 행위에서 그 무게에 짓눌렸던 것은 아닐까?
삶의 다변성과 유동성 앞에 안식처를 마련할 수 없는 절망이 나를 지배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절망은 아마도 '나'보다 더 큰 삶의 일면이 그간 믿어온 '나' 중심적 사고를 부정하는 데에서 온 것이라 생각한다.
삶을 통제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믿음들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무엇이 삶의 기준이 될 수 있겠는가.
계속 흐르고 요동치는 삶 처럼 그 기준 또한 고정되어진 불변의 것이 아니라 항상 변하고 새로워지는 것이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 삶의 종착지를 정의 할 수 없지않을까.
이러한 절망에서 순간 살아내겠다는 의욕이 떨어졌음을 느낀다.
동시에 산다는 것에 대한 경외감이 들기도했다.
삶이라는 위대한 흐름 속에서 나는 그것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 흐름을 같이 따라 흐르며 춤추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
누군가가 주창하던 '삶의 경이'가 어렴풋이 이해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하게 된다.
경이로운 그것 안에서 겸손해짐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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