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는 13. 자극

18-10-19

저녁 831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지 고작 이틀만에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때문에 나를 관찰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내가 무언가를 먹고 싶어하는 이유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자극을 얻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게임도 하고싶지 않고, 취미 삼아 치려던 피아노 또한 오랜만에 연주하려 하니 잘 되지 않고, 아프리카 또한 재미있는 방송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건 먹는 것은 지금 당장 나에게 만족할 만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의 상태는 매우 좋다

가벼운 속 상태를 경험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숨을 들이쉬는 것이 너무 좋고 정신이 뚜렷해지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낀다.


배고픔이 다시 가셨다

공복감은 기분과도 같다고 그랬다

한번 왔다가, 다시 돌아가고.

만일 자극을 얻고 싶은 마음에 져서 배달음식 한 끼를 시켜 먹었다면, 그 순간의 행복 비해 다시 찔 살에서 얻는 후회와 자책감이 더 크게 왔을 것 같다.


비만은 몸의 건강보다도 내 마음 상태에 너무나 큰 악영향을 미친다.
먼저 비교하게 된다

스스로를 열등하다 여긴다

더불어 자신감도 수그러든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도 줄어든다

이는 곧 타인이 나를 사랑해 줄 것이라는 기대조차 무너지게 만든다.


모든 것에 비교하여 열등하다 여길 때, 내가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소스들은 매우 한정적이게 된다

가령 혼자서 하는 것, 그리고 타인과 대면하지 않고 같이 무언가를 즐기는 것

온라인 게임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개중에 가장 쉬운 것은 그냥 자극적인 무엇인가를 먹는 것이다.

결국 자신은 악순환의 고리에 잠식된다.

먹고 살찌고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혼자 무언가를 하고 그 마저도 질리면 다시 먹는 것이다.


, 먹는 것 만이 낙이 되게 된다.


26살부터 4년간 이 고리에 잠식되어 왔다

아름다울 내 20대 중 후반이 이러한 열등감에 잠식되어 빛나지 못한 것이 너무 분했다.

30살의 지금 나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듯이, 내가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비만으로 인해 놓치고 싶지 않다

24살의 내가 영어에 목숨을 걸었듯이, 지금 다가온 영감을 끝끝내 붙잡고 보다 큰 기쁨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내고 말 것이다.


1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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