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일

오늘 기이한 꿈을 꾸었다

 

30살의 내가 고등학교에 다시 입학한 꿈이였는데,

무려 과학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같은 반에 있던 친구는 내가 대학교 4학년 때 만나 친해진 신입생 후배였다.

 

입학하고 바로 중간고사를 보게되었는데,

과목은 '수학'과 '생물'이었다. 

 

문제를 보아도 답을 도통 알 수가 없음에,

십여년이 지나도록 잊고 있었던 감정이 새삼스레 올라왔다.

바로 고득점에 대한 초조함과 불안이었다. 

 

무섭게도, 그 긴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그 순간의 나에게 발현된 반갑지않은 그 감정은

나를 이내 잠에서 깨어나게 만들었다. 

 

일어나서 잠자리를 정리하고, 명상을 하던 중 불현듯 꿈의 내용이 아른거렸다. 

OMR카드를 채우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과,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의 치열함을 떠올려보았고

 

지금의 나는 그때만큼 치열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시험을 위해 밤을 새워보기도,

열정적으로 수업을 듣던 어린 시절의 정성을 

어느사이엔가 잊게 되고,

'지금도 충분해'라는 자기위안으로 

나의 욕망을 거세해오지 않았는지 말이다.

 

나를 위한 일에 인색할 필요가 무어있겠는가.

 

운동이건, 새로운 사업이건, 지식을 쌓는 일이건

나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어느 사이엔가 큰 에너지를 요구하는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여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응당 그래야 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그러한 일을 하는 데엔 자연스레 기쁨이 따라올 일이지,

나의 투쟁(My Struggle)을 이겨내고 행할 일이 절대 아님에

자기계발과 공헌이 새삼스러운 일도, 지향해야할 일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단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인것이다.

 

 

 

1AN

Minima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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