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깃드는 무언가

근래에 들어 부쩍 종교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주변인들을 흙으로 돌려 보내며 삶의 유한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점과
일상으로 부터 겪는 다양한 감정의 변화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줄곧 운명과 선의 운동에 대해 비교하곤 한다.
3차원의 세계에 사는 우리는 1차원의 점과, 그 점의 궤적을 이루고 있는 2차원의 선을 볼 수 있다.
2차원의 선의 시작점과 종점을 우리는 그래프 위에서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즉 점의 일생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셈이다.

3차원의 존재인 우리의 모습을 더 고차원의 존재가 보면 어떠한 모습일까.
흔히 4차원에 추가되는 요소는 ‘시간’이라고 한다.
아마 시간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고차원의 세계에선,
우리와 같은 3차원적 존재의 탄생부터 소멸 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으리라 생각 된다.

이러한 점에서 요즘들어 운명론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개척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생계를 위해 치열히 고민하는 것도,
취미 생활로 이 글을 쓰는 모습조차도,
이미 정해져있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점의 시작과 끝을 선이라는 모습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 처럼.

그리하기에 용기가 샘솟는다.
새로운 도전으로 부터 엄습하는 두려움과 불안을 떨쳐 낼 수 있게 된다.
이미 모든 것이 안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다.
그 끝이 성공이던 실패이던
이미 정해진 길을 걷는 것이기에,
무던히 한 발 자국씩 내 딛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종교에 관심이 간다.
경배받는 어떠한 존재로부터 이런 무한한 용기를 얻을 수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기에.

1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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